지난 9일 경북 청송에서 발생한 '농약 소주' 사건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마을 내부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주민 갈등관계를 중점 탐문 중이다.

경북지방경찰청과 청송경찰서는 14일 오전 청송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다양한 정황을 종합할 때 내부인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장에 남아 있던 소주병 등에서 피해자 것이 아닌 DNA를 확보해 용의자가 특정되면 확인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오후 9시 40분쯤 경북 청송군 현동면 눌인3리 마을회관에서 박모(62) 씨와 허모(67) 씨가 메소밀 성분이 든 소주를 마시고 쓰러져 박씨는 다음 날 오전 숨지고 허씨는 중태에 빠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주민을 대상으로 1차 탐문 조사를 마쳤으며 현재 2차 탐문 조사 중이다. 마을 내부인의 소행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다양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최병태 청송경찰서 수사과장은 "마을 주민이 아닌 사람이 몰래 마을회관에 들어와 불특정 다수를 노리고 '묻지마' 식으로 독극물을 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마을주민 4명의 집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과 같은 성분의 농약 8병을 수거했지만 특별한 혐의점은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측은 “농약을 갖고 있던 주민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또 잠금장치를 하지 않고 농약을 보관하는 점을 알고 남의 집에 보관하는 농약을 훔쳐 범행에 사용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박상희 기자  newsmall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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