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김현 의원이 대리기사 폭행 혐의 사건의 발단으로 알려진 "명함 뺏어"라는 발언을 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2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곽경평 판사 심리로 열린 공동폭행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은 "명함 뺏어"라는 김 의원의 발언과 함께 김병권 전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 등이 대리기사 폭행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의 최대 쟁점은 김 의원이 "명함 뺏어"라는 발언을 했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사건 당시 대리기사 이모씨가 김 의원 등을 오래 기다린 탓에 "다른 손님을 받으러 가겠다"고 말하자 김 의원 등이 "이런 경우가 어딨나. 소속을 밝히라"며 말다툼을 벌였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의원이 이 씨를 호출한 대리업체에게 항의할 목적으로 신분증 요구를 했고 거부하자 자신의 명함을 건내주며 다시 신분증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씨가 지나던 시민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김 의원의 명함을 건넸고, 시민이 "명함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리겠다"고 하자 김 의원이 "명함 뺏어"라는 말을 한 뒤 폭행이 시작됐다는 게 검찰 측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명함을 뺏으라는 발언은 한적이 없다고 말한다.

또 이씨의 신분증을 요구한 것 역시 항의 목적이 아니라 다른 대리기사를 호출하기 위해서 대리기사 업체명이 적힌 이씨 신분증이 필요했던 것이며, 어떤 강요나 압박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 측은 또 '김 의원의 "명함 뺏어"라는 발언을 들었다'는 취지로 증언한 다른 대리기사 김모씨에 대해서도, 당시 김씨의 시야에 김 의원이 없었다는 점을 들며 "'명함 뺏어'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들은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선 이씨가 다른 고객을 태우기 위해 떠나려 할 때 김 의원 일행이 방해했는지 여부도 쟁점이 됐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씨는 말다툼 후 "당초 김 의원 일행의 목적지인 안산을 포기하고 집 근처인 인천이나 부천으로 가려는 손님을 찾으려고 했다"며 실랑이 장소를 벗어나려 했지만, 김 의원 등이 길을 막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의원 측은 이씨가 인도네이사 대사관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다 돌아온 점, 말다툼 중 담배를 피웠던 사실들을 언급하며 "어떤 물리적 방해도 없었다"면서, 이씨가 자의로 떠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해 9월17일 새벽 0시21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별관 인근의 한 식당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 기사 이씨와 행인을 집단폭행한 혐의(공동폭행 등)로 기소된 바 있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달 19일 오후 3시 남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보리 기자  newsmall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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