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영국의 브렉시트 결과에 대해 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자 지역 기업은 물론 시민들이 제대로 된 분석도 없이 영향을 발표했다며 비난이 나오고 있다. 단순 지역의 대 영국 수출액만을 비교한 수치만 내놨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와 영국의 교역은 지난 2015년 기준 수출 5천600만달러 수준으로 지역 전체 수출액(71억달러)의 0.79%에 불과해 브렉시트로 인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영국과의 교역이 적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지만 영국에 수출하는 지역기업은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계속해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에 대해 지역 기업들은 브렉시트가 전세계에 끼칠 영향성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은 대충 짜맞추기식의 발표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브렉시트 당일 국내 주식시장이 폭락한 것은 물론 전세계 금융권이 요동치고 있다”며 “금융권의 대출을 이용하는 중소기업들에게는 금융시장의 혼돈은 큰 불안요소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점차 커질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에 대해서는 고민도 없이 단순 교역규모만으로 영향이 없다는 이야기를 지방자치단체가 할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브렉시트 당일 증권은 물론 환율도 영향을 받았다. 수출 중심의 대구 경제에서 환율은 민감한 사안일 수 밖에 없다. 한 자동차부품 업체 관계자는 “금속류의 경우 원자재 수입에서 환율은 매우 중요하다”며 “브렉시트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는데 앞으로 환율에 대한 변동성을 대구시가 고려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24일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보다 29.7원 오른 1179.9원에 마감했다. 특히 이날 환율은 일중 변동폭이 30원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 변동폭이 30원을 넘어선 것은 2011년 9월23일(46.0원) 이후 처음이다.

게다가 일부 섬유업계에서는 이번 브렉시트가 영국이 아닌 다른 수출국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흥국의 금융시장이 요동치면 수출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 섬유업체 대표는 “함부로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임은 틀림없다”며 “대구시의 보도자료는 현장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다”고 비판했다.

노경석 기자  cavalry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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