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이화동 벽화마을에서 몰려든 관광객의 소음에 불만을 가진 주민 5명이 벽화를 훼손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혜화경찰서는 벽화마을의 벽화 ‘해바라기’와 ‘잉어’를 훼손한 혐의로 주민 박모(55) 씨 등 5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등은 지난달 15일 오후 8시쯤 벽화마을 한 계단에 그려진 4천여만 원 상당의 해바라기 그림에 회색 수성페인트를 덧칠해 지운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24일 오전 12시 10분쯤에는 다른 주민인 권모(45) 씨 등 2명이 벽화마을 다른 계단에 그려진 1천여만 원 상당의 잉어그림을 회색 유성페인트로 덮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 등은 2006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서울 종로구 이화동 벽화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으로,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의 소음 때문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해당기관에서 해결을 위해 마련된 주민 간담회·워크숍에서도 용도규제 등의 관한 이유로 주민들 사이의 의견차이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불만을 품은 박 씨 등은 계단의 그려진 그림을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집에 보관하던 페인트와 범행 장소에 칠해져있던 페인트를 국과수에 의뢰해 같은 페인트임을 확인했다”며 “그 후 목격자를 상대로 수사해 주민 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할 방침이다.

▲ (왼쪽부터) 서울 종로구 이화동 벽화마을, 벽화를 훼손하고 있는 주민들

이정화 기자  newsmall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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