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의 한 사립중학교 교장이 과거 여교사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성추행 의혹에 대해 학교 측은 물론 이사장까지 ‘쉬쉬’하면서 지난달 해당 교장의 중임을 결정내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SNS를 통해 자신이 ‘D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둔 학부모라고 밝힌 김모 씨는 “2013년 10월쯤 D중학교 교장 A(62) 씨는 학교 여교사인 B 씨와 단 둘이 노래방을 갔고 이 자리에서 강제로 입맞춤을 시도하고 허벅지를 만지는 등 위계를 활용한 성추행을 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본지 확인 결과 교장과 여교사 사이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은 상당 부분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 관계자는 “당시 고령교육지원청에서 장학사가 학교를 찾아와 성추행 사건에 대해 조사를 벌였고 교장이 여교사에게 각서(사과문)를 작성했다는 것은 학교 내에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그동안 다들 쉬쉬하고 넘어가고 있었는데 학부모들 귀에까지 들어갔을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 경북 고령의 한 사립중학교 교장이 과거 여선생을 성추행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현재 피해 여교사는 학교를 휴직한 상태이다.

특히 학교 이사장도 성추행 사건에 대해 직접 보고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해당 여교사와 교장과 같이 만났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사건을 묻어뒀다. 결국 지난달 교장의 중임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학교 이사회를 앞두고 학교 측이 문제를 제기했다.

한 교사는 ‘학교장 중임 및 학교전반에 관한 견해’라는 글을 통해 “현재 한 포털사이트에 ‘D중 성추행’이라고 검색하면 학부모가 올린 제보가 검색된다”며 “이런 문제 많은 교장을 중임시키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사장은 이 같은 의견을 묵살한 채 교장 중임을 결정 내렸다. 이를 두고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해당 여교사가 휴직을 한 마당에 성추행 의혹이 있는 교장이 학교를 계속 맡는 것은 옳지 않다는 반발이 거세다. 한 학부모는 “학교에 딸을 보내고 있는 엄마로서 ‘성추행 의혹’만으로도 교장의 얼굴을 보기가 민망하다”며 “만약 교장이 떳떳하다면 정확한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추행 의혹에 대해 해당 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실무근이다. 사과문을 쓴적이 없고 여교사와는 아무런 신체적 접촉을 한 적도 없다”고 반론했다.  

노경석 기자  cavalry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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