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세계물포럼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행사에 참석한 주요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한민국 물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겠다던 대구시가 ‘2017 워터코리아’ 유치에 실패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세계물포럼까지 개최한 대구시가 광주시와의 경쟁에서 진 것. 

광주시는 26일 ‘2017 워터코리아(WATER KOREA)’ 행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워터코리아는 환경부와 행정자치부, 지식경제부 등이 후원하고 한국상하수도협회와 개최지 시․도가 공동 주관해 지난 2002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다.

워터코리아는 전국 상․하수도 종사자와 관련 기업이 한자리에서 물산업 발전을 위한 세미나, 상․하수도 신기술 기자재 전시회 등을 통해 기술을 홍보하고 첨단기술 개발을 논의하는 국내 유일의 물산업 종합박람회이다.

또 해외수출 비즈니스의 장으로 매년 180개 이상의 국내외 업체가 참가하고 관람 인원이 2만5천여 명에 이르는 등 지역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있어 각 지자체가 매년 앞다퉈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세계물포럼 개최의 경험을 살려 지난 11월 워터코리아 유치 제안서를 냈다. 시 관계자는 “제안서를 내고 보니 이번에 광주와 우리 대구만 신청을 했더라”며 “제안서에는 우리가 그동안 물 산업과 관련한 많은 업적과 시설들을 모두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유치전에서 대구는 여러모로 광주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어 손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대구시는 지난해 대구경북세계물포럼을 개최하면서 전세계에 ‘대구’를 알렸다. 또 워터코리아를 주관하며 개최지 선정을 담당하는 한국상하수도협회의 ‘회장’ 자리에 지난해 8월 권영진 대구시장이 취임했다.

게다가 대구시가 국가산업단지 내에 물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다른 지역보다 한발 앞장서 물산업 도시로 나가는데 힘써왔지만 이번 워터코리아 유치에 실패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대구시 역시 유치 실패에 대해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우리 지역이 광주에 비해 물 산업의 경험과 시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유치에 실패한 이유를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이슈화됐던 취수원 이전 갈등이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물산업에 대한 기반은 좋을지 모르지만 공동 자원인 ‘물’을 공유하는데 실패하고 있는 대구시가 워터코리아를 개최하는 것이 안맞다는 판단이 있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2017년 3월 21~24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2017 워터코리아’를 개최한다. 광주시 유용빈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최근 블루오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물산업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행사 유치는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제고는 물론, 시민들에게 물산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cavalry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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