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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지난해 경산 어린이급식지원관리센터(이하 어린이급식센터)가 실시한 영양교육 ‘쿠킹 클래스’의 인기가 좋아 올해에도 언제 시작할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경산어린이급식센터가 올해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상반기 사업이 돌연 취소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A 원장은 “우리와 같은 소규모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급식 관리와 급식에 대한 교육을 직접 해주기 때문에 교육자와 학부모까지 모두 만족하는 사업이었다”며 “좋은 사업은 더 많은 어린이집이 이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늘려야지 왜 예산 문제로 사업이 흐지부지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경산 어린이급식센터가 예산 등을 이유로 아이들 급식관련 지원사업의 일부를 축소하거나 최소하고 있어 일선에서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올해 지원 대상이 늘어난 것으로 센터가 조사했지만 예산을 집행하는 시와 의회가 제대로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산 쪼개 지급해 사업 ‘취소’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어린이들의 위생·영양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영양사가 없는 100명 미만 시설을 등록·관리하는 곳으로 전국적으로 191개의 센터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각 센터는 ‘순회방문 지원’을 한다.

이에 따라 경산 어린이급식센터는 급식 관리 검사·교육과 급식에 필요한 물품 지원 등 외에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영양교육 ‘쿠킹 클래스’와 위생교육도 1년에 2번 실시하며 어린이를 위한 지원에 힘써왔다.

지난해 사업은 지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반응이 좋았다. B 어린이집 원장은 “작년 쿠킹 클래스를 통해 아이들이 직접 김치 만들기 체험을 하면서 김치를 안 먹던 아이들이 많이 먹기 시작해 유용한 수업이었다”며 “그 뿐만 아니라 지원센터에서 관리를 하러 올 때마다 급식 용품을 하나 둘씩 지원해주는 것도 좋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영양과 급식을 위한 전문가를 두기 어려운 소규모 시설을 지원하기 때문에 지자체에서도 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물론 50%에 달하는 지방비도 마련해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경산 어린이급식센터는 사업 2년차인 올해 예산이 깎였다. 지난해 센터 전체 예산으로 6억원을 받았던 이곳은 올해 5억4천만원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사업을 조정하면서 상반기 예정됐던 영양교육을 취소했다. 경산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먼저 받은 사업비로 전체적 지원부터 진행하고 있고, 보조지원이었던 쿠킹 클래스나 위생교육 등은 현재 예산 부족으로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산시 관계자는 “경산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당초 예산이었던 5억4천만 원을 사업비로 지급했고, 6천만 원은 이후 추가 사업비로 지원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지원 대상 늘었어도 예산은 ‘그대로’

하지만 경산 지역 소규모 시설들은 올해 사업비가 늘었어야 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보다 사업 지원을 받아야할 시설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A 원장은 “작년 급식관리지원센터가 지원한 원 수는 140개정도로 알고 있다”며 “올해는 경산시가 모든 어린이집에게 센터 가입을 의무적으로 시켜 약 240개의 원 수로 늘었는데 예산은 작년과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경산 어린이급식센터 관계자는 “작년보다 지원하는 원들의 수가 늘어 현재 사업비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또한 시에서 내려오는 추가 사업비 6천만 원도 언제 받을지 정확히 알 수 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어린이급식센터는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관리급식소 수를 기준으로 1억원에서 최대 7억원까지 사업규모 예산을 받는다. 경산어린이급식센터는 지난해 관리급식소 140개로 6억원의 예산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경산 어린이급식센터는 20명 이상의 원이 135개, 20명 이하의 원 105개로 총 240개의 원을 지원한다. 최대 금액 7억원을 넘는 기준의 시설을 지원하기로 한 것인데 예산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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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학부모 이(32·여)모 씨는 “현재 240개가량의 원을 지원하는 경산 지원센터가 지원받는 사업비가 6억이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시는 왜 더 높은 지원금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탄식했다.

이에 대해 경산시 관계자는 “사업 지원은 20명 이상인 원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며 “예산은 가이드라인에 따랐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에는 ‘사업규모 3억 이상인 경우 20명 이하 소규모 급식소 등록시 규모별 관리 급식소 수 산정은 2분의 1로 한다’고 돼 있다. 20인 이하 사업장은 2곳을 1개의 사업규모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올해 경산 어린이급식센터가 지원하는 시설 수는 135곳와 52곳(20인 이하 시설 105곳의 2분의 1)을 합친 187곳이 된다. 최대 예산 7억원(170개 이상)을 넘는다.

또 식약처 관계자는 “좋은 취지의 사업인 만큼 최대한 많은 시설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최대 10억원까지 사업규모를 늘릴 수 있도록 한다고 각 지역 센터에 알려준 상태”라며 “지자체가 수요조사를 제대로하고 지방비를 확보한다면 가이드라인 기준에 따라 10억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어린이집 원장은 “사실 작은 규모의 어린이집이 훨씬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어 오히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또한 작은 규모의 원이라도 100개가량의 원이 늘어났는데 예산이 그대로인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newsmall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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